愛 |
育 |
黎 |
首 |
愛育黎首(애육여수) |
사랑 애 |
기를 육 |
검을 려 |
머리 수 | |
臣 |
伏 |
戎 |
羌 |
臣伏戎羌(신복융강) |
신하 신 |
엎드릴 복 |
오랑캐 융 |
오랑캐 강 |
愛育黎首하면 臣伏戎羌하고
백성을 친자식처럼 아껴 기르면, 모든 오랑캐들도 신하가 되어 엎드린다.
'여수(黎首)'는 검은 머리라는 뜻으로, 논과 밭에서 일하느라 살갗이 그을려 까맣게 된 백성들을 상징하는 말입니다. 고대 중국에서는 소수의 귀족 계층을 제외한 일반 백성들은 모두 농노와 노예의 신분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춘추시대 제후국들의 제후(諸侯)들이 추구한 부국(富國) 정책을 위해서 농업 생산에 매달려야 했고, 강병(强兵) 정책을 위해서는 전쟁에 '화살받이'로 동원되었습니다. 어쨌든 춘추시대의 제후들에게 영토와 더불어 인구는 침략과 정복 전쟁의 한복판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습니다. 많은 영토와 많은 인구를 가진 제후일수록 농업생산과 전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제후들은 영토와 함께 인구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혈안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愛育黎首(애육여수 : 백성들을 아껴 기른다)'라는 생각 역시 이러한 시대적 필요성 때문에 나오지 않았을까 추측해봅니다. 그러나 실제로 제후들에게 일반 백성은 농업 생산과 정복 전쟁을 위해 필요한 존재였을 뿐이었습니다.
'융강(戎羌)'은 고대 중국 대륙의 서북쪽에 살았던 유목민족인 융족(戎族)과 강족(羌族)을 말하는데, 여기에서는 중국 주변의 모든 오랑캐를 상징하는 말입니다. 중국의 세계관은 잘 알다시피, 화이관(華夷觀)입니다. 곧 고대 중국이 생각한 세계란, 세상의 중심을 지배하는 한족(漢族)과 한족의 지배를 받아 복종하는 주변의 오랑캐들로 이루어져 있는 세계입니다.
이와 같은 세계관의 존재는 신화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가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한족(漢族)의 시조신(始祖神)인 황제(黃帝)는 신 중의 신으로 세상의 중심을 지배하는 중앙신(中央神)입니다. 그는 남방(南方)의 신인 염제를 물리치고 또 동쪽 오랑캐의 신(神)인 치우(蚩尤)를 무찔러 천상과 지상 모두를 지배하는 신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한족(漢族)의 신인 황제가 주변의 신들을 제압하고 세상을 지배한다는 신화는 철저하게 중국의 세계관과 닮아 있습니다. 중국사 특히 황하를 중심으로 발전한 한족(漢族)의 역사는 예로부터 문화나 부족이 자신들과 조금만 달라도 오랑캐로 취급해 왔습니다. 예를 들어 춘추전국시대 당시 황하에 위치한 중원의 제후국들은 - 우리가 당연히 고대 중국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있는 - 진(秦)나라를 서쪽의 오랑캐로, 또 초(楚)나라를 남쪽의 오랑캐로 무시해 왔습니다. 그렇다면 진(秦)나라는 오랑캐로서 중국 대륙을 정복한 최초의 국가가 되는 셈입니다.
[네이버 지식백과] 백성과 오랑캐 다스리기 (천자문뎐, 2009. 12. 15.,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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